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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례,총장님^^

가족 / 2006. 2. 14. 14:55

동아일보 기사
열고 나누고 섬기는 사람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

“참고 견뎌야지, 뻥치지 말아야지”

타고난 스포츠맨이던 열아홉 살 소년, 폐결핵 3기 진단을 받고 10년을 누워 살았다. 예수의 사랑을 닮고파 사제가 됐고, 낮고 더 낮은 곳을 찾아 평생을 몸 굽혔다. “난 바보야, 아무것도 몰라.” 그래서 더 높이 쓰인 둥글고 연민의 정 깊은 영혼. 사람은 왜 살며, 어찌 살아야 하는가.

꽃핀 교정은 가슴 시리다. 하늘은 더 파랗고 공기는 더 보드랍다. 하얗게 드러난 여학생의 종아리에선 푸른 잎이라도 돋아날 듯하다.

서울 구로구. 공장지대로만 알던 동네에 이리도 예쁜 학교가 있었나. 언젠가부터 대학 교정을 거닐 때면 가슴 한켠이 아릿해지곤 했지만, 이 학교는 특별하다. 작고 밝고 꾸밈 없고 싱싱한. 듣던 대로 ‘울도 담도 쌓지 않은 그림 같은’ 학교. 교정은 물론 주차장도 도서관도 주민에게 다 개방한다 했던가. 몇 채 안 되는 건물 사이로 조심조심 차를 몰면서, 걸어올 걸 그랬다, 자꾸 아쉬워진다.

지나가는 학생에게 총장실이 어디냐고 묻는다. “조오∼ 앞 우체국 건물 2층 왼쪽 맨 안쪽에 있어요.” 척 하고 답이 돌아온다. 이 학교 학생들은 총장실을 제 집 드나들 듯한다더니 그 말이 정말 맞나보다.

찾아낸 우체국 건물, 참 작다. 하긴 원체 다 해봐야 1만2000평밖에 안 되는 미니 대학교다. 2층 계단을 올라 왼쪽으로 고개를 삐죽 들이미니 과연 오른편에 문 활짝 열린 방 하나가 눈에 띈다. 들어가 보니 웬만한 교수 연구실보다 더 작다. 그나마 총장실임을 알게 해주는 건 문 밖 책상 하나 차지하고 앉은 여직원의 존재뿐. 다른 대학 같으면 비서실이 이 방보다 두세 배는 더 클텐데, 그런 생각이 든다.

주인 없는 틈을 타 휘휘 방 구경을 한다. 살림 오래 산 집 건넌방처럼 두서없고 편안하다. 학생들이 선사했음직한, 사진을 흐릿하게 인쇄한 넓은 천이 벽을 반이나 덮고 있다. 총장이 연극동아리 학생들 사이에 묻혀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다.

마침 사진 속 주인공이 방으로 들어선다. 성공회대학교 김성수(金成洙·75) 총장이다.

“총장님, 식권 한 장만 주세요”

“그냥 할아버지야, 동네 할아버지.”

Posted by 애바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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